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는 품격 있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예우를 높이고 지원을 두텁게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보훈 정책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합당한 대우를 보장하고자 하는 새 정부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현재 생존해 계신 독립유공자가 다섯 분에 불과한 현실은, 과거 일제로부터 조국의 자주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며, 그 숭고한 희생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새롭게 다가오는 뜻깊은 해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전국 8개 보훈요양원에 1,600여 병상을 운영하며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 보훈요양원은 최신 요양 시설과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갖추고 국내 최고 수준의 요양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께 합당한 예우를 실현하고 있다. 더불어,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훈공단은 중앙보훈병원, 부산보훈병원 등 6개의 보훈병원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 900여 개의 위탁병원을 지정하여 편의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보훈 의료 시스템은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본연의 임무 수행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함께 감당해야 한다. 보훈공단은 광복 80년의 역사 속에서 국난과 어려움에 헌신하고 희생했던 분들, 특히 고령화된 국가유공자들의 특성에 맞춘 의료·요양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6.25전쟁과 베트남전 참전으로 인한 부상 및 질환, 그리고 PTSD와 같은 정신적 상처까지 포괄하는 통합적 의료 서비스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축된 급성기-요양-재활의 통합형 의료 시스템은 고령화 사회 전체가 필요로 하는 의료 모델을 앞서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아가 보훈병원은 공공의료 시스템으로서의 기능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전염병과 같은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증명되었다. 당시 보훈병원들은 격리 병상 운영과 백신 접종센터 역할을 맡으며 국민 건강의 최전방에서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또한, 지역 주민들에 대한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에도 힘쓰고 있다. 보훈공단의 비전인 ‘보훈가족·국민과 함께하는 의료·복지서비스 전문기관’이라는 명칭처럼,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국민에게도 응급의료 및 긴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보훈공단이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전공의 사태 이후 의료진 수급 문제입니다. 안정적인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충분한 의료진 공급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보훈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묵묵히 근무하는 의료진들이 존재하며, 이들의 헌신 덕분에 현재의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될 수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보훈병원 이용 확대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국가유공자와 일반 환자는 진료비 정산 방식만 다를 뿐, 동일한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음에도 아직까지 일반 국민의 보훈병원 이용률은 제한적이다.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보훈병원의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의료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한편, 보훈병원과 위탁병원 간의 촘촘한 진료 협력 체계 구축도 역점을 두고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진료 협력센터를 통해 환자의 중증도와 질환의 경중에 따라 보훈병원과 위탁병원이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면, 경증 환자는 위탁병원에서, 중증 환자는 보훈병원에서 적합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효율적인 의료 전달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국가 보훈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유공자가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물질적·경제적 보상이 첫 번째이며, 둘째는 불편함이 없도록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셋째는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선양하는 보훈 문화 확산이다. 국가유공자들이 고령화되면서 그분들이 몸으로 직접 느끼는 의료복지 서비스야말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들이 제대로 된 품질 높은 의료복지 서비스를 받는 것은 나라의 국격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오성규 애국지사가 일본에서 고국으로 돌아와 “한국으로 와서 너무 좋다”고 말씀하시던 모습, 그리고 전주보훈요양원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는 이석규 애국지사의 모습에서 보훈의 참된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의 지원과 보훈공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보훈 가족에게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보훈공단의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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