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는 “한 달만 지나도 바뀌어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들려올 정도로 기술 발전의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빠른 기술 진화에 산업계가 발맞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는 가운데,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산업 대전환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AI 기반 혁신경제의 등장,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그리고 산업의 녹색 전환은 이미 글로벌 경쟁의 핵심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제는 추격자가 아닌 선점자가 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시급한 상황 인식 속에서 2025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발표는 한국 산업의 속도를 따라잡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혁신의 불씨를 되살리는 희망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이번 추경을 통해 제시한 ‘AX 전환'(AI Transformation) 지원은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와 문화를 변화시키고, 인간 중심의 산업 설계를 시작하는 데 의의가 있다. 국산 NPU(신경망 처리 장치)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실증 지원은 AI의 산업 내재화를 가속화할 것이며,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한 저리 정책자금과 창업패키지 확대는 기술 창업 생태계의 든든한 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다. 이는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
AI는 이제 특정 기술을 넘어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이자,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 기반의 에너지 최적화, 생산 공정의 자율화, 그리고 공정 내 안전 예측 등은 산업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는 ‘기술-사람-환경’이 함께 진화하는 건강한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번 추경은 AI 확산과 인프라 구축에 1,715억 원, 국산 NPU 조기 상용화 지원에 300억 원을 투입하여 산업 전반의 AI 내재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사이버보안, 문화, 제조, 바이오 등 4대 특화 프로젝트를 포함한 1조 원 규모의 AX 전환 지원 사업은 공공, 지역, 민간이 협력하여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지자체와 기업의 협력을 통해 지역 주력산업에 맞춤형 AI 확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 AI는 생산성 향상은 물론, 노동 환경 개선과 탄소 배출과 같은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단 하루라도 뒤처질 경우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추경의 AI 투자는 시급하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추경에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1,118억 원의 추가 예산도 포함되었다. 주택 및 건물에 대한 자가용 태양광 설치 보조금을 확대하고, 발전사업용 태양광 설치 비용의 최대 80%까지 저리 융자를 제공하여 보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과 스마트 그리드 기술이 결합될 경우,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지고 산업의 녹색 전환 속도 역시 가속화될 것이다. AI와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시너지는 2035년, 2050년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 전환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AI와 신재생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 바이오, K-컬처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바이오 산업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미래 먹거리이며,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신약 후보물질 발굴, 그리고 스마트 진단 시스템은 바이오 산업의 혁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K-컬처는 창의성을 산업화하여 수출, 고용, 관광,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한국 고유의 신산업으로, AI 기반 창작도구, 글로벌 시장 분석, 데이터 기반 마케팅 등은 K-컬처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단기적인 추경 예산을 발판 삼아 장기적인 예산 복원과 R&D 지원을 통해 신산업이라는 불씨가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거대한 불길로 타오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일이다. 이러한 노력이 AI미래기획수석실과 같은 구조적 기반 위에서 현실화되고, AI 전환과 녹색 전환이 함께 나아가는 가운데, 우리 산업은 스스로 성장의 엔진이 되는 자생적인 구조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추경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가장 어려운 순간에 희망의 불씨를 살린다.” 기술과 산업의 변화는 빠르지만, 그 방향은 우리가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번 추경은 한국 산업의 방향과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되어야 하며, 우리 모두의 희망을 사람을 위한 기술로 함께 실현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이번 추경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