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3일, 우리 민족의 기원을 기념하는 개천절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넘어,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미래를 조망하는 중요한 날이다. 올해 제4357주년 개천절 경축식이 ‘우리의 빛 더 멀리 더 널리’라는 주제로 개최된다는 소식은, 현대 사회에서 ‘홍익인간’ 정신의 재해석과 그 실천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하지만 이 기념행사가 가지는 본래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고, 국경을 초월한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확산시키는 데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이번 개천절 경축식은 홍익인간 정신이 담은 ‘우리의 빛’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이상을 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오는 3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에서 국가 주요 인사, 정당 및 종단 대표, 주한 외교단, 개천절 관련 단체, 각계 대표, 시민 등 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이러한 대규모 기념행사는 국민적 통합과 자긍심 고취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지니지만, 행사의 형식적인 측면을 넘어 그 본질적인 의미를 어떻게 현대 사회에 투영하고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경축식은 개식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개국기원 소개, 주제영상 상영, 경축사, 경축공연, 개천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경축식은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홍익인간’의 정신을 체감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핸즈 코레오그라피 퍼포먼스와 전통악대 연주는 대한민국의 시작과 비상, 성장을 표현하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현지 아이를 구한 최재영 씨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며 개인의 영웅적인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단군신화’ 연주는 우리 민족의 뿌리를 되새기게 하며, 우리다문화어린이합창단의 ‘무지갯빛 하모니’는 다문화 사회 속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퓨전국악 아티스트 추다혜 차지스가 부르는 ‘청춘가’는 젊음과 희망을 노래하며 경축의 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뇌전증 환자를 응급 조치한 김지혜 간호사, 국제정보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인 김은성 학생, 이건봉 현정회 이사장 등이 만세삼창을 선창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빛나는 개인들의 노력이 모여 사회 전체의 발전을 이룬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처럼 이번 개천절 경축식은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선행과 공동체의 노력이 어떻게 세상을 이롭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와 재외공관에서도 자체적인 경축식, 전통 제례 행사, 문화 공연을 개최하며 약 3만 8000여 명이 참여하는 것은 개천절이라는 국가적 기념일이 국민 모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더불어 10월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을 맞아 ’10월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며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애국심을 함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빛 더 멀리 더 널리’라는 주제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홍익인간’ 정신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노력이 요구된다. 개인의 영웅적인 행동을 넘어, 사회 시스템 전반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 없이 모든 구성원이 존중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정책과 사회적 노력이 뒷받침될 때, 개천절이 지향하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진정한 의미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