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식은 풍성하게 준비하지만, 막상 명절이 지나고 나면 상당 부분이 남기 마련이다. 갈비찜, 잡채, 전 등은 명절의 즐거운 여운을 이어가며 다시 데워 먹을 수도 있지만, 조금만 창의력을 발휘하면 완전히 새로운 요리로 변신시켜 남은 음식을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명절의 상징과도 같은 갈비찜과 잡채, 그리고 전은 의외로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활용될 수 있어, 명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식탁의 풍요로움을 더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명절 음식 활용의 어려움은 많은 가정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점이다. 명절을 앞둔 2025년 9월 12일, 대한적십자사 대구달서구협의회와 다문화가족이 함께한 ‘추석맞이 차례상 차리기’ 행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차례상에는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들이 올라가지만, 명절이 끝나면 이러한 음식들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고민거리가 된다. 과거에는 명절 음식을 다시 조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현대에는 남은 음식 처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갈비찜 잡채볶음밥’과 ‘전 두루치기’를 제안한다. 먼저, 갈비찜과 잡채를 활용한 볶음밥은 남은 갈비찜에서 살점을 발라내고 국물을 한 국자 퍼낸 후, 밥 한 공기와 함께 볶는 방식이다. 여기에 고추장 반 큰술과 잡채, 김가루를 더하면 별도의 식용유 없이도 맛있는 볶음밥이 완성된다. 갈비소스의 풍미와 잡채의 식감이 어우러져 남은 음식이 훌륭한 한 끼 식사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명절에 흔히 남는 전을 활용한 ‘전 두루치기’는 전을 색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요리다. 잘 익은 김치, 파, 고춧가루, 다진 마늘, 캔 참치, 치킨스톡 등의 재료를 활용하여 끓이는 두루치기는 즉석 요리 느낌이 강하다. 특히 두부전이 남았을 경우, 두루치기에 넣으면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전에서 우러나오는 기름이 국물을 진하고 깊게 만들어주며, 간은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조절하면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명절 후 남은 음식을 조리하면, 단순히 음식을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요리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갈비찜 잡채볶음밥은 갈비찜의 풍부한 맛과 잡채의 식감을 살려 든든한 식사를 제공하며, 전 두루치기는 명절 음식의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하고 맛있는 메뉴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음식 활용법은 명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와 더불어, 가정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에 부응하는 실용적인 요리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셰프로서 오랫동안 음식과 사람의 이야기에 매달려온 박찬일 셰프는 이러한 창의적인 음식 활용법을 통해 명절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