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삼국통일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대한민국 경주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이 행사가 해결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주목해야 할 때이다.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1500년 역사의 고대 도시 경주를 세계 10대 글로벌 문화도시로 재도약시킬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지난 11월 16일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차기 의장국인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페루 전통양식의 의사봉을 전달함으로써, ‘APEC 정상회의 경주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APEC은 전 세계 인구의 40%, GDP의 60%, 교역량의 5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 경제 협력체로, 국가 경제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중요한 회의이다. 이러한 APEC 정상회의를 경주에서 개최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세계 무대에 다시 한번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 개최는 대한민국과 경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메가 이벤트로서,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1500년 전 고대 4대 도시 중 하나이자 대한민국 관광 산업의 시작점이었던 경주가 세계 10대 글로벌 문화도시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한류 열풍은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같은 한국어 인사가 세계 공용어처럼 사용되고,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현상은 이러한 위상을 더욱 증명하고 있다.
2025년 경북 경주 개최는 이러한 대한민국의 문화적, 경제적 위상을 보여줄 최적의 장소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윤석열 대통령은 페루 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은 2000년 역사를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인 문화도시 경주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경상북도지사 이철우는 “내년 APEC은 경주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한국 경제의 뿌리와 미래 산업을 마주할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경주를 “한국의 고대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도시”라고 소개했다.
경상북도는 신라와 가야 문화를 비롯해 선비정신의 유교문화 등 3대 민족문화의 본산이자, 호국, 화랑, 선비, 새마을의 대한민국 대표 4대 정신 발상지로서 역사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민족의 미래를 이끌어왔다. 한글, 한복, 한옥, 한지, 한식 등 5한(韓)으로 대표되는 한류의 뿌리가 경상북도에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으며, 그 중심에 경주가 있다. 신라 천년 고도로서 찬란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다.
나아가 경주는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미래 산업 공유의 장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원자력발전과 SMR 국가산업단지, 양성자가속기센터, e-모빌리티 연구단지 등 대한민국의 대표 첨단 과학 산업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접한 울산의 자동차·조선, 포항의 철강·이차전지, 구미의 전자·반도체 산업, 안동의 바이오 산업까지, APEC 정상들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가까이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이에 따라 APEC 준비지원단은 비장한 각오로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원팀이 되어 철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경북을 넘어 대한민국을 초일류 국가로’라는 비전 아래, ① 완벽한 기반 시설 조성, ② 경제 APEC, ③ 문화 관광 APEC, ④ 시도민과 함께하는 APEC, ⑤ APEC 레거시 미래 비전의 5가지 추진 전략을 수립하여 대형 국제행사에 적합한 품격과 격조를 갖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회의 진행을 위한 품격 있는 정상회의장과 한국 전통미를 선보일 공식 만찬장, 최첨단 IT 기술과 한국미를 갖춘 미디어센터 건립 등 완벽한 기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21개국 정상과 글로벌 CEO가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월드 클래스 수준의 고품격 PRS(Presidential Suite)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경제 산업 발전 DNA를 공유하고 미래 신산업을 보여줄 전시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더불어 대한민국 문화의 품격을 보여줄 문화 APEC, K-컬처를 관광 콘텐츠화하는 관광 APEC, 그리고 APEC 이후 글로벌 문화와 경제 중심지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포스트 APEC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 가을, 세계유산도시인 경주의 불국사, 동궁과월지, 월정교, 대릉원에 물든 단풍을 병풍 삼아 21개국 정상들이 함께하는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의 환희를 선사할 것이다. 1500년 전 시안, 로마, 이스탄불과 함께 세계 4대 도시였던 경주가 다시 세계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미래 천년을 향한 꿈’이 이제 곧 실현될 것이다. 세계인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여 역대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의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