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역내 중소벤처·소상공인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31차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가 9월 1일부터 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개최되었으나, 복합적인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안고 마무리되었다. 이번 회의는 2005년 대구 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이 의장국을 맡아 진행되었으며, “중소기업,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의 동력”이라는 주제 아래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회의에서 중소기업이 직면한 주요 현안으로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 인구구조 변화 대응, 대·중소기업 간 협력, 글로벌 가치사슬 편입 등이 폭넓게 공유되었으며, 이에 대한 해법 모색이 이루어졌다. 열띤 논의 끝에 채택된 공동선언문에는 혁신 촉진, 스마트 정책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 지원, 연결성 강화라는 회원국들의 공통된 의지가 담겼다. 이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성장과 번영의 핵심 동력임을 재확인하고, APEC 차원의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특히 이번 회의의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한국의 주도로 채택된 ‘제주 이니셔티브’다. 이 이니셔티브에는 APEC 회원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연결하기 위한 APEC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출범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례 포럼, 온라인 정보공유 플랫폼, 상시 네트워크 구축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제시되어 역내 스타트업 교류와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개최된 APEC 장관회의 중 신규 이니셔티브가 채택된 첫 사례로서, 스타트업 분야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입증하는 결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장관회의는 역내 중소벤처 분야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개별 회원국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회의 기간 동안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인도네시아, 페루,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여러 국가의 관계자들과 양자회담을 진행하며 창업, 혁신, 기술 교류 등에서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중소기업 정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양자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장관회의와 함께 개최된 ‘글로벌 스타트업 데이’, ‘혁신 네트워크 포럼’, ‘동행축제’ 등 10여 개의 부대·연계 행사에는 2만 명 이상의 국내외 창업기업, 벤처투자자, 혁신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기술 전시, 투자 상담, 네트워킹 등 활발한 교류를 진행했다. 이러한 행사는 제주의 숙박, 관광, 교통, 전시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한성숙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채택된 ‘제주 이니셔티브’와 공식화된 APEC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도약을 앞당기는 교두보가 될 것이며, 한국이 글로벌 벤처 4대 강국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