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기후 변화와 연일 이어지는 폭염은 야외 공간의 풍경을 위협하고 있다. 도심 속 녹지 공간은 물론, 일반적인 정원에서도 여름철 강한 햇볕과 높은 습도를 견디지 못하고 생기를 잃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경관 조성 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에 주목한 농촌진흥청은 무더위 속에서도 푸른 생기를 유지하는 ‘열대풍 화단’ 조성 기술을 선보이며 도시 경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농촌진흥청은 9월 9일부터 21일까지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에서 ‘열대식물의 유혹, 색(色)과 선(線)’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 전시회는 기후 변화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여름 화단 풍경을 제시하는 자리다. 지난해 ‘색(色)’을 주제로 열렸던 전시를 확장하여, 올해는 ‘선(線)’이라는 주제를 더해 더욱 풍성하고 대담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전국 24곳 현장 실증을 통해 아름다움과 적응성이 확인된 40여 종의 열대 꽃식물이 동원된다. 특히 고온에 강하고 싱그러운 느낌을 주는 칸나, 콜레우스, 관상용 고구마와 같은 식물들이 주를 이룬다. 또한, 열대 지역이 원산지인 야자류, 파초류, 천남성과 식물은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풍성한 느낌을 주며 공간을 채운다.
열대풍 화단을 효과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식물 배치 원리도 제시된다. 뒤쪽부터 ‘중심 꽃-모양 꽃-무늬잎 꽃-덩굴 꽃’ 순서로 식물을 배치하면 조화로움과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색(色)’을 주제로 한 화단에서는 키가 크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칸나를 중심 꽃으로, 화려한 꽃베고니아를 모양 꽃으로, 콜레우스를 무늬잎 꽃으로, 그리고 관상용 고구마를 덩굴 꽃으로 활용하여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선(線)’을 주제로 한 화단에서는 야자류와 파초류를 중심 꽃으로, 드라세나를 모양 꽃으로, 디펜바키아를 무늬잎 꽃으로, 필로덴드론과 몬스테라를 덩굴 꽃으로 배치하여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이 외에도 주요 전시장 주변에는 800여 개의 중형 화분을 활용해 ‘꼬부랑 고갯길’과 ‘캠핑장’ 같은 주제 화분 구역을 조성하여 관람객들이 가볍게 산책하며 여름꽃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농촌진흥청이 자체 육성한 우수 품종들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 시작 전날인 8일에는 농촌진흥청이 자체 개발한 콜레우스 ‘뽀그리’, 칸나 ‘불꽃’, 구릿빛이 매력적인 관상용 고구마 ‘원교A6-2호’, ‘원교A6-3호’ 등 총 4품종·계통에 대한 설명회가 개최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기초기반과 이영란 과장은 “이번 전시는 주제 화단 조성 기술을 종합적으로 선보이는 자리”라며,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육성 품종과 열대성 화훼류를 적절히 활용하면 무더운 여름철에도 개성 있고 아름다운 화단을 꾸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열대풍 화단 조성 기술의 확산은 폭염 속에서도 도심 경관을 더욱 생기 있고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