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이 본격화되며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부터 전라남도에서 차세대 전력망 실증사업을 우선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사업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AI 기술로 통합 제어하여 전력의 생산, 저장, 소비를 최적화하는 지능형 분산형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차세대 전력망의 주요 구성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DER(Distributed Energy Resources)로 불리는 분산 전원이다. 이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소규모로 활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로, 수요지 근처에서 설치되어 송전 및 배전 관련 운영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ESS(Energy Storage System)다. 이 시스템은 남는 전력을 저장하여 수요가 높은 시기에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과 전력계통 안전성을 높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 단주기 ESS에서 벗어나 대용량·장주기 ESS 개발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VPP(Virtual Power Plant)를 활용하여 소규모 재생에너지와 분산 전원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 관리함으로써 전력 수요량과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원격 조정할 수 있게 된다. VPP는 마치 하나의 발전소처럼 전력시장에 참여하여 계통 안정화에 기여한다.
마이크로그리드 역시 차세대 전력망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섬이나 고립된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대규모 송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공급으로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라남도에서 진행되는 실증사업은 이러한 마이크로그리드와 분산 전원의 통합 운영을 시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차세대 전력망의 효과를 검증하고, 관련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여 산업계의 참여를 촉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