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의 위기, ‘K-전통주’의 해법은 사케 수출 전략에 있다
인구 감소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국내 전통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많은 양조장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이 문제의 구조적 해법을 일본 사케 산업의 성공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사케 산업은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일본 사케 산업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사케를 ‘스시와 함께 마시는 술’이라는 좁은 프레임에서 벗어나 ‘세계적 파인 다이닝과 어울리는 프리미엄 주류’로 재정의했다. 이는 각국 음식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의 결과다. 국가별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선호하는 맛과 향을 파악하고, 이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며 현지 레스토랑 및 소믈리에와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또한, 일본 정부와 사케 업계는 단일 브랜드처럼 움직였다. 개별 양조장이 각자 고군분투하는 대신, ‘사케’라는 국가 대표 브랜드를 함께 알리는 데 주력했다. 공동 박람회 참가, 시음회 개최, 해외 유통망 공동 개척 등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이러한 체계적인 접근은 81개국이라는 사상 최대 수출 목적지 개척으로 이어졌다.
국내 전통주 산업도 이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 막걸리, 증류식 소주 등 우리 술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풀어내야 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타겟 국가의 음식 문화와 주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페어링 메뉴를 제안하는 등 과학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는 인증 및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업계는 공동 브랜딩 전략을 수립해 ‘K-전통주’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국내 전통주 산업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양조장의 생존을 넘어, 한국의 식문화와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문화 외교 자산이 될 것이다.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기대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