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궁궐 활용 프로그램은 단순 관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고종 황제가 외국 공사를 접견하고 연회를 열었던 역사적 순간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관객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이재필)는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과 함께 2010년부터 이어져 온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프로그램을 1년간의 휴식 기간을 거쳐, 올해 관객 몰입형 체험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개편하여 선보인다.
이번 「2025년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는 1900년(광무 4년) 대한제국 시대를 배경으로, 고종 황제가 덕수궁에서 미국공사 알렌과 러시아공사 파블로프를 접견했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번 개편은 공연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역사 기록을 더욱 충실히 반영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외국 공사 접견 장소를 기존의 정관헌에서 실제 접견이 이루어졌던 함녕전으로 변경하였으며, 당시 수도 한성의 근대화 노력을 알리기 위해 한성판윤 이채연(1861~1900년)이 등장하는 등 대한제국과 덕수궁의 역사성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했다.
공연은 이동형으로 진행되어 관객들이 덕수궁 곳곳을 누비며 생생한 역사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광명문, 함녕전, 정관헌에서는 극 형식의 연극이 펼쳐지며, 준명당과 즉조당 앞마당에서는 군악대와 검무, 사자춤 등 다채로운 전통 예술 공연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와 더불어, 사전 예약 관객은 ‘기자단’이 되어 접견례 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취재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짧은 기사를 작성하면 기념품도 받을 수 있어, 단순 관람을 넘어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번 「2025년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는 오는 10월 18일(토)~19일(일), 25일(토)~26일(일) 양일간 오후 3시 덕수궁에서 개최된다. 사전 예약은 9월 29일(월)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회차당 25명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이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1588-7890)로도 예매할 수 있다.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앞으로도 궁능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살린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제국 시대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