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국민적 접근성을 높이고자 시행된 공연·전시 할인권 정책이 2차 배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이 의도한 바와 달리, 일부에서는 할인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거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번 2차 배포에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잠재적인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할인권 발급 및 사용 절차에서부터 드러난다. 현재 할인권은 각 예매처의 누리집이나 앱에서 회원가입 후 발급받을 수 있다. 네이버예약의 경우 10월 2일부터 발급이 시작되어, 9월 25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즉시 발급이 가능한 다른 예매처와 시점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공연의 경우 연극, 뮤지컬, 클래식, 국악, 무용 등 일부 장르에만 적용되며 대중음악과 대중무용은 제외된다. 전시 역시 시각 예술 분야와 아트페어, 비엔날레로 한정되며, 대규모 산업 박람회 등은 대상에서 빠진다. 이는 문화 향유의 폭을 넓히겠다는 정책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
또한, 할인권을 기간 내 사용하지 못할 경우 해당 차시(목요일~차주 수요일) 내 자동 소멸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물론 매주 새로운 할인권이 발행되어 다음 차시에 재발급이 가능하지만, 사용하지 못한 할인권에 대한 이용자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중복 할인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공연과 전시 각각 7개 예매처별로 매주 1인당 2매까지 발급이 가능하며, 네이버예약, 클립서비스, 타임티켓, 티켓링크에서는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을 추가로 발급받을 수 있어, 1인당 최대 14매(공연·전시 각)까지 가능하다. 이는 상당한 혜택으로 보이지만, 예매처 운영 중인 타 할인과 중복 사용 가능 여부에 대한 상세 내용은 각 예매처별로 문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할인 적용 기준 역시 명확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총 결제 가격이 공연 1만 5천 원, 전시 5천 원 이상일 때 할인권 적용이 가능하며,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은 공연 2만 2천 원, 전시 7천 원 이상이어야 한다. 특히 비수도권 전용 할인권은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장소에서 개최되는 공연·전시에만 적용된다는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어, 이러한 가격 및 지역 제한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오히려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현장 발권 시에는 할인 적용이 불가능하며, 직원의 안내를 받아 온라인 예매를 해야 한다는 점도 이용자 편의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행히도 미성년자나 외국인의 경우, 본인 명의 회원가입이 가능하고 본인 인증 및 회원가입 절차가 가능한 경우 할인권 사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약 후 취소 시 할인권은 원상 복구되지만, 이는 예매처별 운영 방침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이처럼 공연·전시 할인권 정책은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려는 긍정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발급 및 사용 조건, 적용 대상의 제한, 가격 및 지역 기준 등 여러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2차 배포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면, 정책의 효과성은 반감될 것이며, 진정한 문화 향유의 확산이라는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정책 당국은 이러한 지적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다 많은 국민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하거나 보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