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혁신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 과정에서 겪는 근본적인 어려움은 특허, 상표, 디자인 등 지식재산(IP)을 개별적으로만 고려하고 종합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기업의 기술 혁신 성과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특허청이 ㈜에이프로를 방문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점검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러한 지식재산 종합 활용의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허청은 ‘특허로 R&D 융합전략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기업이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특허 분석뿐만 아니라 상표 및 디자인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식재산 분석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기술 혁신과 동시에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 및 서비스의 차별화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전력변환 기술과 이차전지 장비를 개발하는 ㈜에이프로는 이러한 융합전략 지원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었다. 2000년 설립된 ㈜에이프로는 충전·방전기 등 이차전지 제조 장비를 개발하며 유럽 및 아시아 시장에 핵심 장비를 공급해왔다. 특히 특허청의 ‘특허로 R&D 융합전략 지원’ 사업(2023~2024년)에 참여하여 전기차 충전기의 북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해외 경쟁사의 특허를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더불어 비즈니스 모델별 상표 전략, 제품 콘셉트 개발, UI/UX 디자인 제안 등 브랜드 및 디자인 차별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했다. 그 결과, 스마트 전기차 충전기 관련 신규 특허, 상표, 디자인 42건(국내 28건, 해외 14건)을 성공적으로 출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여기에는 히든 케이블, 전력 제어, 배터리 진단, 차량 인식, 차종 식별 등 다양한 핵심 기술이 포함되었다.
이번 융합전략 지원을 통해 ㈜에이프로는 향후 히든 케이블 구조와 배터리 진단 시스템 등을 적용한 신제품 충전기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기업의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지식재산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혁신 기업들이 지식재산을 적극 활용하여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식재산의 통합적 접근이 국내 기업들의 실질적인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