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8개월째 이탈…올해 1450억달러 순유출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9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이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 연속 순유출되며 총 1470억5000만달러(약 201조 원)가 회수됐다. 이중 주식 자금이 1450억3000만달러를 차지했으며, 9월 한 달간 주식 순유출액은 141억6000만달러로 급증했다. 9월 전체 증권 투자자금 순유출은 199억7000만달러로, 8월(45억달러)보다 4.4배 확대됐다.
이번 유출의 구조적 요인은 미국 장기 국채 금리 급등과 AI 투자 둔화 우려다. 한은은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과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국고채에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 등 본국에서 자금을 운용하는 게 비용 대비 이익인 ‘차익거래유인’ 역전 상태가 지속되면서 채권시장에서도 9월까지 20억2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줄어든 점도 이탈을 부추겼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강세 베팅이 관찰됐다. 3분기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비거주자 거래가 307억달러 순매도로 집계됐다. 1·2분기 각각 270억달러 안팎의 순매입에서 순매도로 전환한 것으로, 원화 강세(환율 하락)를 예상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외국인이 많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2분기 평균 1501.6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3분기 1418.6원으로 하락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환헤지 물량도 늘어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 일평균 거래 규모는 556억5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2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다만 이번 유출은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 기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간 355억달러였던 주식 순유출 규모를 크게 웃도는 역대 최대다. 그러나 정책 대응이나 향후 전망에 대한 명시적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실제로 8월 말 대비 10월 14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11.9% 하락해 터키(15.5%)에 이어 16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나타냈고,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미국 S&P500지수는 각각 2.2%, 0.4% 상승하는 등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