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AI 데이터센터 공동 활용으로 AX 실증 가속화

정부가 국토 전역에 분산된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활용하는 방식으로 산업 전반의 AI 전환(AX) 실증을 추진한다. 산·학·관·연이 전력·냉각·보안 시설을 공유하고 유휴 장비를 상호 교환해 중복 투자와 시설 파편화를 줄이는 구조다.

By 장예린2026년 7월 21일

초거대 AI 시대로의 전환은 데이터 생산·유통·학습·서비스 제공에 이르는 국가 ICT 구조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하나인 'AI 고속도로'를 통해 GW(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전국에 균형 있게 분산 배치하고 하나로 연계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초거대 AI 모델의 개발·학습·추론·검증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다. 수만 장 규모의 AI 가속기, 수백 PB(페타바이트)급 저장장치, 대용량 전력, 액체 냉각, 초고속 보안 네트워크가 요구되며 조 단위의 중장기 투자가 뒤따른다. 이에 따라 공간과 기반시설을 공동으로 조성하고 수요에 맞춰 연산·저장 장비를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공용주차장' 방식이 효율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각 사용 주체가 소형차·버스·트럭에 해당하는 다양한 AI 장비를 배치하고 유휴 장비를 상호 공유해 중복 투자와 시설 파편화를 줄일 수 있다.

데이터 연합 체계도 함께 구축된다. 전국 대학, 기업, 연구기관, 공공기관에 흩어진 방대한 데이터는 소유권·관할권·보안·접근 방식이 달라 공동 활용이 쉽지 않다. 모든 데이터를 중앙시설로 옮기는 방식도 보안과 산업별 특수성을 충족하기 어렵다. 따라서 거점별·분야별 관할권을 유지하면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교환하는 '확장된 데이터안심구역'을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구축할 방침이다. 지역별 데이터 저장소를 논리적으로 하나처럼 운용하는 연합형 데이터레이크를 만들고, 각 거점을 수백 PB 규모로 조성한 뒤 권역·산업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초거대 AI 경쟁력은 연산 장비의 수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데이터를 얼마나 오래 축적하고 갱신하는지, 데이터 통제권을 유지하는지가 모델의 성능과 활용 범위를 좌우한다. 해외 초거대 클라우드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공공·의료·국방·에너지·특화 제조 데이터가 외부 생태계에 종속될 수 있다. 따라서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AI 데이터센터와 체계화된 데이터 연합은 우리 데이터로 독자적인 기반 모델을 개발·운용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메가프로젝트로 추진되는 AI 데이터센터는 가속기 설치 중심의 건설 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활용형 K-AI 인프라, 보안·인증을 통합한 데이터연합 체계와 공통 프레임워크, 민관 협력형 개방 운영을 성숙시켜 궁극적으로 국가 차원의 기반으로 결합해야 한다. AI 대전환이 가속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수십 년간 축적될 대한민국의 데이터와 지능을 담아낼 국가 공용 기반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