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호르무즈 파병 검토 중…전투·비전투 등 다양한 옵션 종합 검토

청와대는 4일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군 자산과 병력을 파병하는 문제에 대해 "정해진 건 없지만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이 약간 더 앞서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호르무즈에서의 자유 통항은 우리의 국익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중동에서의 호르무즈 원유 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등 거기가 막힘으로써 오는 경제 전반에 대한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이나 프랑스, 미국이 호르무즈 자유 통항을 위한 국제연대를 제안했을 때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협의한 경위가 있다"며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검토 중인 구체적 전력으로는 P-8A 해상초계기,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 비전투 자산이 거론된다. 4일 복수의 군·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파병 후보 전력으로 P-8 포세이돈과 해군 군수지원함, EOD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군수지원함은 해군 최신 전력인 소양함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며, 승조원은 약 140명 규모다. 이같은 전력이 모두 투입될 경우 파병 규모는 약 150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사적 지원 방안을 두고 "전투도 있고, 비전투도 있고, 수색에 관한 경우도 있다"며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개전 초기인 지난 3월14일 한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5개국을 특정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한국이 이란 비핵화 노력 동참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한미 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 축소를 지시했고, 30일에도 "한국에 '기억해두겠다'고 전했다"며 불만을 재차 표출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3일 양국 정부가 한국의 파병 문제를 논의 중인지 묻는 서면 질의에 "잠재적 파병 여부에 관해서는 한국 정부에 문의해달라"고 답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나서서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할 것을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요구)와 우리가 (호르무즈 파병을) 검토하는 것은 직접 관련은 없다"며 "그 말씀이 나오기 전부터 실질적 기여 검토를 하고 있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정부의 군 자산 투입 계획은 미국을 비롯해 해협 개방을 위한 다국적 협의를 주도하고 있는 영국·프랑스와 공유됐으나, 아직 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토를 어느 정도 하면 필요한 추가 조치가 있을 수 있는데 아직 거기까지 나가 있지 않다"며 "프랑스·영국과 협의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국내법 절차인 국회와의 협의·동의 단계까지는 아직 가지 않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파병의 구체적 형태와 국회 비준 동의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