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네팔 터널 9일 만에 2명 구조…산소 파이프가 생존 갈랐다

By 윤성민2026년 9월 4일

네팔·티베트 빙하 홍수 발생 9일째인 4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혀 있던 네팔인 근로자 2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암슈 키란 샤히 네팔 전력청 이사는 이 터널에 산소 파이프가 설치돼 있어 내부에 산소가 흐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널 안에는 통신·휴식 시설과 함께 식량과 물도 비치돼 있었다. 구조된 기계 감독관은 주변 3∼4명과 소통했다고 증언해 추가 생존자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면 어퍼 트리슐리-1, 트리슐리 3B 등 다른 터널에는 산소 파이프가 설치되지 않아 산소 공급 여부가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네팔 정부는 피해 지역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한 장기 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네팔 국가계획위원회(NPC)는 4일 파손된 기반시설 재건과 안전한 정착지 조성, 홍수 피해 지역의 장기 개발 수요를 담은 종합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네팔 내무부는 라수와, 누와코트 등 15개 지방행정 단위에서 160만 명이 직접 피해를 입었고, 파괴된 주택은 8317채로 잠정 집계했다. 다르마라지 우프레티 네팔 재난관리청장은 “사람들은 홍수에 휩쓸려 간 정착지로 돌아갈 수 없다”며 이주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바부람 바타라이 전 총리는 “주민들의 생활 방식과 생계가 거주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공동체 전체를 먼 곳으로 옮기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구조 작업은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8월 27일 네팔 총리실은 군 구조팀이 터널에 갇힌 노동자와 주민 350명을 구조했다고 발표했지만, 같은 터널에 100여 명이 더 고립돼 있었다. 이후 사망자와 실종자 규모는 빠르게 늘어 9월 4일 현재 네팔과 중국 티베트를 합쳐 사망자 1311명, 실종자 5339명으로 집계됐다. 네팔 재난 당국은 트리슐리강을 따라 건설된 수력발전소 터널 등에 600여 명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트리슐리 3A 등 4곳을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구조된 근로자 가족은 “남편이 두 번째 삶을 얻었다”며 구조대에 감사를 표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홍수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빙하 붕괴와 기후변화의 직접적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와 이번 재앙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의 사스왓 사니알 전문가는 기온 상승으로 힌두쿠시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가 녹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홍수가 눈사태나 빙하 붕괴로 인한 토사류와 강 막힘 현상의 연쇄적 결과일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히말라야 산맥이 세계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이 특정 재난을 기후변화 탓으로 단정하기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