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랑스, 호르무즈 항행 공조 합의…청와대 "파병 논의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국방·안보, 경제·산업, AI·우주·원자력·바이오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 두 정상 간의 논의 주제를 파병이라고 규정하면 안 된다"며 "프랑스와 영국이 제안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 통항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까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여전히 한국이 역내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군사 활동에 나설 경우 이를 대이란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을 상대로 관여할 경우 이란에 대한 침략과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지원하되 전투 임무는 배제하는 방식의 비전투 자산 투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P-8A 해상초계기나 기뢰 탐지·제거 인력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며, 당초 검토됐던 군수지원함은 파병 규모 확대 등을 고려해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에 중동 상황 점검을 위한 실사단을 파견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와 관련해 "다국적 임무는 평화적인 것으로서 관련 동의가 구해지는 대로 (한국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파병을 위해서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반대 의사가 나온 가운데 정부의 최종 결정은 향후 국회 및 여야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