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 5억 유로 공동투자…문체부, 9조 원 첫 돌파

문화체육관광부는 2027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22.6% 증가한 9조 6345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4일 밝혔다. 문체부 예산이 9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예산에는 예술인 기초생활보장 지원 311억 원, 청년문화패스 7925억 원 등이 포함됐다. 사흘 뒤인 7일, 이재명 대통령은 프랑스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뤼미에르 서밋'에 공동의장으로 참석해 한국과 프랑스가 향후 5년간 각각 5억 유로(약 8000억 원)를 영화·영상산업에 투자하는 '뤼미에르 파트너십' 출범을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서밋에 참석한 한국 창작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독립 영화나 순수 문화 예술 분야는 사실 많이 소외되고 있고 거기서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매우 생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고통을 겪는 상황들이 있다"며 공공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창동 감독은 영화 투자에 세제 혜택을 주는 프랑스식 제도인 SOFICA(소피카) 도입을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돌아가서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에 바로 체크해 보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이 감독은 "프랑스에서 40년 동안 시행해 온 정책"이라며 "이 제도를 통해 프랑스는 매년 90여 편의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단단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밋 기간 국내 기업과 기관의 국제 협력도 이어졌다. 네이버는 프랑스 국립시청각연구소(INA)와 AI 기술과 시청각 문화유산 아카이브 결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영화진흥위원회는 미국영화협회(MPA)와 신인 발굴 및 인재 양성 분야에서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SLL은 유럽 미디어 그룹 미디어완과 IP 포맷 리메이크와 공동제작 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과 '한-이탈리아 영화 공동제작 협정'에 서명했으며, 양국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콘텐츠 제작·투자·유통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의 혁신적인 콘텐츠 제작 기술과 프랑스의 예술적 유산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협력 모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SOFICA 도입의 구체적인 법적·재정적 타당성과 AI 기술 도입에 따른 창작자 권리 보호 장치 마련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문화예술 현장에서 일하시는 많은 분들이 상상했던 것 이상의 체감되는 정책들을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규모 투자가 실제 독립예술 현장의 생계 안정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은 미확정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