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트럼프 "중간선거 승리시 5000달러 지급"…재원·법적 장벽 미확인

By 오지현2026년 9월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기조연설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승리할 경우 모든 성인 시민에게 1인당 5000달러의 '트럼프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백악관은 이틀 뒤 이 계획을 보도자료로 공식화했다. 지지율이 30%대에 머물고 이란 전쟁과 고물가로 유권자 불만이 커지자 현금 지급 공약을 내건 것이다.

공약 실행에는 1조 달러가 넘는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NBC는 약 1조3500억 달러, AP통신은 1조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재원 조달 및 이행 방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유권자에게 뇌물을 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는 표를 얻기 위해 뇌물을 주려 한다"며 "미국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공화당 인사는 공약에 힘을 실었다.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더 많은 돈을 주는 정부와 워싱턴 정치인에게 권한을 주는 정부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선거 직후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재정 강경파 칩 로이 하원의원은 이 제안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정부 재정 의존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댈러스 전당대회 반대 집회에서는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뇌물"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이번 공약은 유가 급등과 물가 재상승 우려 속에 나왔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4.22달러를 돌파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후 유가가 급락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률을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본다. 공약의 재원 마련 방안과 법적 정당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입법화까지는 상당한 장벽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