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000달러 배당 재원…측근들 관세·카드·예산조정 제각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성인 시민 1인당 5000달러(약 67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과 10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 방안을 제시했으며, 11일에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내가 무언가를 말할 때 그건 진심”이라며 “5000달러 배당금은 미국인이 마땅히 받을 것이기 때문에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성인 시민 약 2억4000만명에게 지급하려면 약 1조2000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측근들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세 수입을 주요 재원으로 거론하며 “우리는 21조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부유층이 1인당 500만달러를 내고 미국 밖 소득에 대한 세금 면제와 최장 270일 체류를 받는 ‘트럼프 플래티넘 카드’를 재원 후보로 제시했다. 러트닉 장관은 10만명이 참여하면 5000억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고, 미 정부가 보유한 인텔 지분 약 5억주도 재원으로 언급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예산조정 절차를 통한 처리를 “현재 검토되는 한 가지 경로”라고 밝혀, 의회 승인이 필요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과 차이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사설에서 이번 공약을 “노골적인 매표행위”라고 비판하며 약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재원 규모를 “터무니없는 액수”라고 평가했다. 실제 관세 수입은 연간 2000억달러 안팎에 불과하고 기업에 대한 환급도 이뤄져 전체 재원을 충당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은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공약을 축소된 형태로나마 이행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무소속 1석, 공석 2석으로 공화당이 근소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측근들이 제시한 재원 방안 중 어떤 것이 최종적으로 채택될지, 의회 통과 시 어떤 형태로 재원이 조정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싯 위원장은 “그것은 의회와 협상할 사안”이라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수입을 재원으로 거론한 데 대해 WSJ은 관세가 오히려 유권자의 경제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관세를 철회한다면 한 푼도 쓰지 않고도 나라에 경제적 ‘배당’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관세 수입이 실제로 배당금 재원으로 사용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예산조정 절차 적용의 법적 타당성은 현재까지 검증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