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민석 "교섭단체 15석 완화"…혁신당 "10석 당론" 선긋기

By 오지현2026년 9월 16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석에서 15석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문제를 보며 취약한 진보세력의 현실을 보게 됐다"며 "진보연대 논의를 본격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섭단체 정수 조정, 합리적 선거제도 도입, 대선 결선투표제, 선거 후보 단일화 등 네 가지 정치개혁 의제를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했다. 이는 혁신당과의 설전이 범여권 내분으로 비치며 전통 지지층 이탈 우려가 커지자, 진보진영 연대를 강조해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김 대표의 15석안에 곧장 호응하지 않았다.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원내교섭단체 20석 기준은 1973년 박정희 독재정권이 야당을 옥죄기 위해 도입한 유신의 잔재"라며 "이 기준을 10석으로 낮추는 건 왜곡된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정상화"라고 밝혔다. 그는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숫자를 제시하면서 이를 결단이나 양보로 포장하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몰이해"라고 덧붙였다. 혁신당은 공보국 공지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와 정치개혁, 연대와 통합 관련 공식·비공식 접촉을 한 바 없다"고 밝혀, 김 대표가 언급한 '공감대 형성'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교섭단체 요건 완화의 적정 정수에 대한 통일된 입장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박홍근 의원은 15석, 송영길 의원은 10석으로 각각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 대표는 "혁신당이나 각 진보정당도 15석 정도가 처음에 하기에는 현실적이고 수용 가능하지 않나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며 "민주당 외 다른 진보정당들이 다 합치면 (15석은) 충분히 된다"고 말했다. 혁신당(12석)과 진보당(4석)·기본소득당(1석)·사회민주당(1석) 등 범여권 진보정당들이 연합해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혁신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김 대표가 연대의 메시지를 어떻게 실현해야 되는가 고민하셨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양당 간 신뢰의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건 말보단 행동"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진보 야4당은 지난해 4월 원탁회의에서 교섭단체 구성 완화 등 정치개혁 추진에 합의했으나, 대선 이후 민주당의 미온적인 태도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김 대표의 제안을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적정 정수에 대한 이견과 공식 접촉 부인으로 인해 구체적인 후속 절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