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日정부 은폐 공문서 확인…범인 검거 3건 그쳐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 정부가 조선인 학살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새 공문서 내용이 마이니치신문 보도로 확인됐다. 간토대지진 연구자 고토 아마네 씨는 최근 발견된 공문서를 검증한 결과, 국가가 학살 실태를 자세히 조사하고도 범인 검거를 최대한 제한하고 가급적 처벌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건을 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온 '기록 부재'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고토 씨가 근거로 제시한 문서는 '선고비수 제22호'로, 당시 가나가와현 지사가 지진 직후 현 내 조선인과 중국인의 범죄 및 보호 상황을 조사한 5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다. 이 문서는 재일 역사학자 고 강덕상 교수가 고서점에서 입수해 2023년 공개했으며, 고토 씨가 분석을 마쳐 이번에 공개했다. 보고서는 유언비어가 처음 번져 학살이 가장 심했던 요코하마 지역에서도 조선인에 의한 실제 범죄는 14건에 불과했음을 보여준다.
문서에 따르면 조선인 범죄 14건 중 9건은 용의자가 일본인 군중에 의해 살해됐고, 성명이 확인된 것은 5건뿐이었다. 범죄 내용이 명확한 것도 절도 4건이 전부였으며 집단 범죄나 폭동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반대로 조선인이 범죄자로 오인돼 살해되거나 다친 사건은 80건으로, 사망 170명·부상 14명에 달했다. 가해자는 모두 군중이었고, 80건 중 용의자가 특정된 것은 10건, 실제 검거된 것은 살인 2건과 상해 1건 등 3건에 그쳤다.
다만 고토 씨는 "학살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범인은 검거되지 않고 재판에 회부되지도 않는, 근대국가로서 있어서는 안 될 심각한 정도의 처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2023년 8월 마쓰노 히로카즈 당시 관방장관을 통해 밝힌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에 대해 "내무성, 사법성, 계엄사령부, 조선총독부, 각 현·시·정·촌, 각 현 경찰부 등이 조사한 보고서가 여러 종류나 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