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책

풍수해 인명피해 96% 급감…정량 기준·읍면동장 권한 효과

By 이경섭2026년 10월 15일

행정안전부는 2026년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5월 15일~10월 15일) 운영 결과, 풍수해 인명피해가 1명(잠정), 재산피해가 1,20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전년 인명피해 25명, 재산피해 1조 1,307억 원과 비교해 각각 96%, 89.3% 감소한 수치로, 인명피해는 2015년 이후 최소치다. 유일한 사망자는 8월 17일 경남 거제에서 사면 붕괴로 토석류에 매몰된 사례로, 정부는 극한 호우가 잇따랐음에도 피해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이번 감소의 구조적 원인으로 재난 대응체계의 정량화를 꼽았다. 기존에는 재난 발생 시 정성적 판단에 따라 통제·대피가 이뤄졌지만, 올해부터는 산사태의 경우 누적 강수량 300㎜ 이상이면서 1시간 강수량 50㎜ 이상이면 즉시 대피하도록 기준을 명확히 했다. 동시에 읍·면·동장에게 주민대피명령 권한을 부여해 현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민관 협력 실행력을 높였다. 실제로 7월 9일 경기 오산시에서는 신장2동장 주도로 오산천 인근 반지하주택 주민을 경로당에 조기 대피시켜 피해를 막았고, 부산 서구에서도 지자체 직원이 축대 균열을 발견해 주민을 사전 대피시킨 뒤 붕괴 사고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가 없었다.

이 같은 체계는 취약계층 보호와 시설 점검을 통해 구체화됐다. 행안부는 주민대피지원단을 전국 모든 시군구로 확대해 규모를 9만 7,641명(전년 대비 30% 증가)으로 늘렸고, 자력 대피가 어려운 우선대피대상자 2만 6,189명(전년 대비 114.8% 증가)을 발굴했다. 또한 빗물받이 424만 개소, 산사태취약지역 3만 4,072개소, 지하차도 1,097개소 등 주요 위험시설을 평균 2회 이상 집중 점검했으며, 올해 처음 도입한 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를 11회 발송하고 주민대피에 민방위 사이렌을 처음 활용했다.

다만 행안부는 이번 성과가 정책 발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향후 미흡 사항을 면밀히 분석해 위험지역 관리와 취약계층 보호를 중심으로 재난대응 체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량적 기준과 권한 위임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검증될 조건을 갖추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