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책

정부, 필수의료 수사 가이드라인 합의…응급진료 보호 장치 포함

By 이경섭2026년 10월 7일

경찰이 진료 중이던 대학병원 소아응급실을 압수수색해 논란이 일자,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 수사 절차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6일 경찰청과 실무회의를 했다"며 "의료계 입장을 반영해 수사나 압수수색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0일 경기 남부권 대학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 당시 응급센터에 경련이 지속된 생후 7개월 영아가 진료 중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의료계 반발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가이드라인에는 필수의료분야 의료진의 형사책임 면책 등을 규정한 '의료분쟁조정법'과 '응급의료법' 개정 취지가 반영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위험 부담이 큰 필수 의료 분야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절차와 방식으로 수사할지 경찰청과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손영래 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필수 의료분야 의료진이 불안감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와 경찰청은 전날 회의에서 필수의료분야 현장 인력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의료계는 병원 내 직접 압수수색이 응급환자 안전을 위협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소아응급의학회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진료 중인 응급실 내 압수수색은 중증 환아 치료를 지연시키고 안전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병원이 자발적으로 자료 제출에 협조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경찰이 왜 환자의 생사가 오가는 소아응급센터를 직접 압수수색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수사권을 보장하되 응급진료를 위축시키지 않는 원칙과 절차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가이드라인의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 장관은 가이드라인을 "신속하게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상황에서 수사를 제한하거나 중단하는지, 형사책임 면책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 세부 내용은 이후 복지부와 경찰청의 논의 과정을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의료계의 진료 위축 방지 요구와 경찰의 수사권 보장 사이에서 균형점을 어떻게 찾을지가 향후 가이드라인 제정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