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권리

오세훈·윤석열 항소심 무죄…구회근 "엄격한 증명" 적용

By 이경섭2026년 10월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씨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같은 혐의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의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두 사건 모두 1심이 유죄로 판단했던 것을 항소심이 뒤집은 것으로, 구 부장판사가 이끄는 재판부의 판단 기준에 관심이 쏠린다.

구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에서 "형사재판에서 범죄 사실에 대한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갖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의 입증이 이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를 비롯해 피고인의 주장이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로 의심이 가더라도 결국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사기관의 수사와 기소를 통해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오래된 형사법의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 명씨 사이 몇 차례 만남이 있었고 선거캠프와 명씨 사이 여론조사 결과가 일부 공유됐으며, 김씨가 명씨 측에 여러 차례 돈을 지급한 사실이 객관적 증거로 명백히 인정된다"면서도 "유일한 직접증거인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나머지 증거의 단편적인 사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도 1심이 인정한 '순차적·암묵적 의사합치'와 달리, 간접정황만으로 조사 실시와 무상 제공에 관한 의뢰·협의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여론조사 결과를 실제 전달받았다는 사실과 이를 정치자금으로 무상 제공받기로 합의했다는 사실 사이에는 별도의 증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구 부장판사의 이번 판단은 사건별로 일관된 법리 적용의 결과로 보인다. 그는 과거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건에서 1심이 무죄로 본 6억원을 알선 청탁 대가로 인정해 유죄로 판단한 바 있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방해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두 사건 모두 무죄로 수렴하면서 '명태균 여론조사'를 둘러싼 하급심 판단이 모두 무죄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