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책

이 대통령 "주52시간 예외, 새 제도 불필요"…시행령 수정 지시

By 이경섭2026년 10월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반도체 업계의 핵심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요청에 대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기존 특별연장근로제도의 시행령 수정이나 절차 간소화를 지시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박건수 상근부회장이 이날 회의에서 근로시간 특례의 연내 실현을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절차가 불편하다면 포괄적으로 (인가를) 미리 해주면 되죠. 그것 때문에 새로운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냐"며 "기존 제도 시행령을 수정하거나 연장 근로 절차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업계와 고용노동부가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현행 특별연장근로제도는 반도체특별법에 근거해 근로자의 개별 동의서와 관할 고용노동청의 인가, 고용노동부 승인 등 행정 절차를 거치도록 설계됐다. 정부는 앞서 노동부 행정지침으로 반도체 R&D 인력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특례 유형을 신설하고 주 52시간 초과 근무 인가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노동부 장관의 시행령으로 할 수 있는 여지들이 있어 보인다"며 "노동부에서 좀 더 선제적으로 인가를 신속하게 해주면 문제점을 대체로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기존 제도를 활용하는 데 있어 기업이 어떤 애로점이 있는지 잘 살펴보고 신뢰를 구축해 결과를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업계와 노동계의 할증 임금 지급 동의를 전제로 한 뒤 건강권을 마지막 쟁점으로 규정했다. 그는 회의에서 "추가 노동에 대한 보상 지급에 업계와 노동계가 다 동의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고, 박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돈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대전제는 '초과 노동에 대해 할증 임금은 지급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서로 전제를 하고 동의하면 그다음 단계가 건강권 문제"라며 "마지막 남은 쟁점은 보수 문제도 아니고 건강권 문제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가 제기한 사전 인가와 별도 승인 절차의 불편이 해소될지는 포괄적 인가 등 정부 검토 방안의 구체적 내용에 달렸다.

다만 이 대통령이 언급한 할증 임금 지급의 구체적인 금액이나 비율, 건강권의 정의와 측정 기준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박 부회장의 '돈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답변에도 업계와 노동계 간 할증 임금 조건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이뤄졌는지는 불투명하다. 노동부는 기업 애로점 조사와 신뢰 구축을 통한 결과 도출을 예고했지만, 연내 특례 실현을 요구하는 업계의 기대와 달리 시행령 수정과 절차 간소화의 실행 시점은 남은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