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대선 4선 확정…중남미 우파 물결 제동

브라질 고등선거재판소(TSE)는 25일(현지 시각)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당선을 공식 확정했다. 한국 시각 26일 오전 9시 27분 공개된 집계에서 투표구의 99.88%가 반영된 가운데 룰라 후보는 51.76%를 얻어 48.24%에 그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누르고 통산 4선에 성공했다. TSE는 개표 화면에 남은 표로 결과가 뒤집힐 수 없다는 뜻의 '당선 확정' 표시를 띄웠다. 이번 승리로 중남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브라질이 좌파 정권을 유지하면서, 칠레·페루·콜롬비아 등에서 친트럼프 성향 후보들이 승리한 흐름을 거슬렀다고 AP는 분석했다.
선거 당일에는 투표 시간을 두 시간 연장하는 이례적 결정으로 혼선이 빚어졌다. 룰라 측은 버스 운행 축소로 지지자들의 투표소 이동이 방해받았다고 주장했고, 플라비우 측은 지지세가 강한 남부의 폭우를 이유로 연장을 요청했다. 크리스치아누 자닌 연방대법관은 당초 마감 시각인 오후 5시 직전 투표를 오후 7시까지 연장하도록 명령했지만, 일부 투표소는 통보를 받기 전에 전자투표기를 종료한 상태였다. 결국 아직 마감하지 않은 곳만 연장 운영했고 전국 득표 집계도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이 과정이 선거 결과를 둘러싼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선거는 브라질과 미국의 관계를 가를 승부로도 주목받았다. 플라비우 후보는 백악관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더 나은 합의를 이끌겠다고 주장한 반면, 룰라 대통령은 미국의 고율 관세와 선거 개입 가능성을 비판하며 주권 수호를 내세웠다. 선거운동 기간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생활비 상승과 범죄 문제, 부패 논란이었다. 플라비우 후보는 강경 범죄 대응과 식료품 가격 인하를, 룰라 대통령은 빈곤층 지원과 복지 정책의 성과를 각각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선거 막바지에 전국 주말 무료 대중교통 제공과 기존 복지 프로그램 15% 증액 같은 공약도 내놨다.
다만 새 임기의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로이터는 우파가 강세를 보인 의회가 룰라 대통령의 정책 추진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 확대 공약을 이행하면서 재정 부담과 생활비 불만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는 분석이다. 룰라 대통령은 오는 27일 81세의 나이로 취임하며, 상대 후보가 유효투표의 절반 가까이를 얻으면서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도 이어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