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은행 위탁땐 처분 유예…불법 전용 38년만에 양성화 추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지 전수조사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상속·고령화로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지나 농촌의 관행적 임대차에 대해선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강제처분을 유예하고, 불법 전용 시설은 사후 전용 추인을 통해 합법화하는 내용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협의에서 이 같은 방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소유한 지 3년이 지난 농지는 특별정비 기간에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하면 추가 조사 없이 종결 처리된다. 상속·이농자가 소유 상한(1ha)을 초과하거나, 농업인 간 교환 경작, 마을 농지를 한 명이 모아 경작하는 관행적 임대차도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실경작자에게 우선 임대하는 방식으로 처분이 유예된다. 불법 전용 농지는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한 뒤 사후 전용을 추인해 합법적 상태로 전환하는데, 전수조사가 시작된 5월18일 이전 완공된 시설 가운데 농지법과 다른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시설로 대상을 제한한다.
반면 거짓 영농계획을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불법 임대한 경우나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영위, 경매로 농지 지분만 취득한 뒤 무단 휴경·불법 임대한 경우는 투기성이 짙다고 보고 기존 농지법에 따라 처분명령을 부과한다. 농업진흥지역 내 야적장·야영장 등 중대한 불법 전용도 원상회복 명령을 내리고 필요한 경우 처분명령을 함께 부과한다. 정부는 취득 당시 실제 영농 의사가 있었는지, 농지 소재지, 취득 방식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투기 여부를 판단하고 처분에 앞서 당사자에게 소명과 청문 기회를 주기로 했다.
다만 처분 유예와 사후 전용 추인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농지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현행 농지법에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반의 제재를 경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처분 유예와 사후 전용 추인을 위해 특별조치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 간 입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올해 안에 특별조치법을 마련해 국회 의결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처분 유예 기간은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반영해 결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