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조사 '투기 외 처분 제외' 특조법 추진…농지은행 위탁 선택제로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사안 가운데 명백한 투기가 아닌 경우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내용의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발표하며, 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 부족으로 현장에 불안이 커진 점을 고려해 처분 유예 범위를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 특별조치법을 발의하고 오는 12월까지 국회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처분 제외 대상은 특별조치법에 5개 유형으로 명시된다. 상속농지는 휴경이나 소유상한 초과가 확인돼도 처분하지 않고 제도 개선 자료로만 활용한다. 고령으로 직접 경작하지 못하거나 이웃·친척이 대신 경작하는 농지는 임대 허용요건을 입증하지 않아도 조사에 따른 처분을 하지 않는다. 종중·사찰·미등기 상속 등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와 맹지 등 영농이 불편한 농지도 투기 유형에 해당하지 않으면 처분 대상에서 제외된다. 농업용 창고 등 미허가시설은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원상회복 조치를 받지 않는다.
처분 제외와 함께 농지은행 이용 절차도 바뀐다. 농지은행 위탁은 선택 사항으로 전환돼, 위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 농지은행을 이용하려는 소유자는 임차인 알선, 장기임대, 매도 등 선택에 따라 위탁할 수 있다. 매입 대상도 농업진흥지역 위주에서 비진흥지역까지 확대되며, 2027년 예산 증액을 위해 국회와 협의한다. 희망하는 농업인은 특례기간에 관행 임대차를 서면계약으로 전환하거나 미허가 시설의 사후 허가를 신청할 수 있고, 농지은행 위탁 시 기존 실경작자를 지정해 계약할 수 있다.
다만 특별조치법의 국회 통과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명백한 투기'와 일반 위반을 구분하는 세부 심사 기준도 마련 중이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취득 후 방치·임대, 허위 영농계획을 통한 지분 취득, 농업법인을 통한 부동산 수익 등 세 가지 투기 유형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친 뒤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분명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송 장관은 "보통 이러한 사례는 개발 수요가 높은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대부분의 농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