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권리

비후성 심근증 저위험군 돌연사, 좌심방 변형률 21% 미만이면 6배↑

By 이경섭2026년 10월 9일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5년 내 돌연사 위험은 나이, 심장 근육 두께, 좌심방 크기, 실신·부정맥 병력, 돌연사 가족력 등을 종합한 유럽심장학회 위험점수로 계산된다. 그런데 이 점수에서 저·중간 위험(5년 위험도 6% 미만)으로 분류된 환자에게도 돌연사 관련 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위험을 더 세밀하게 구분할 추가 지표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김형관·곽순구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상철 삼성서울병원 교수, 강영현 메드트로닉 코리아 연구원)은 좌심방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좌심방 저장 변형률(LARS)은 좌심방이 혈액을 받는 동안 벽이 얼마나 잘 늘어나는지를 심장초음파 영상으로 재는 수치로, 낮을수록 늘어나는 기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적절한 영상과 분석 환경이 갖춰져 있다면 일상 진료에서 시행하는 심장초음파 영상에 전용 분석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단받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 1761명을 대상으로 6.8년 추적 관찰했다. 설명 가능한 기계학습(LightGBM, SHAP 분석)으로 사건 예측에 영향이 큰 변수와 기준값을 찾은 결과, LARS는 선별한 10개 변수 중 사건 예측에 가장 영향이 컸고 약 21% 아래로 내려가면 위험이 뚜렷하게 커졌다. 기존 저·중간 위험군만 따로 보면 LARS 21% 미만인 환자의 돌연사 관련 사건 위험이 21% 이상인 환자보다 약 6배 높았다(보정 위험비 6.13). 반면 기존 점수의 저위험군과 중간위험군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기존 점수에 'LARS 21% 미만' 정보를 더하자 5년 내 사건 발생을 구분하는 능력(AUC)이 0.63에서 0.73으로 유의하게 높아졌다(p=0.005).

다만 이번 연구는 기존 진료 자료를 분석한 관찰연구다. LARS를 활용한 치료 개입이 돌연사나 사망을 줄이는지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21%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치료 기준으로 쓰려면 독립된 환자군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곽순구 교수는 "기존 평가에서 저·중간 위험으로 분류된 비후성 심근증 환자도 위험이 모두 같지는 않다"며 "심장초음파로 측정한 좌심방의 움직임이 이들 환자의 돌연사 위험을 더 세밀하게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