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책

美하원, 데이터센터 전기료 기업 부담 법안…주정부 도입에 실효성

By 이경섭2026년 10월 18일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금융시장의 신용 불안과 지역사회의 반발을 동시에 부추기며 산업의 내재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신생 데이터센터 기업 코어위브가 발행한 일부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지난 16일 연 15~16%까지 치솟았고,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진화에도 주가는 11.9% 급락했다.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SB에너지와 원자력 기업 홀텍인터내셔널도 IPO 일정을 늦추거나 연기했다. 올 상반기 미국 내 최소 120개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주민 반대로 중단·지연된 데다, 전력망에 중복 신청된 '유령 수요'가 실제 가동률을 20~30%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미 연방 하원은 지난 9월 17일 '요금 납부자 보호법'을 찬성 417표, 반대 3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데이터센터가 자체 전력 수요로 발생하는 발전·송배전망 확충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요금 기준을 제시해, AI 산업 성장 비용을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만 법안은 주정부 전력 규제기관이 법 시행 후 1년 내 기준 검토를 시작하고 2년 내 도입 여부를 결정하도록 요구할 뿐, 채택을 강제하지 않는다. 전력시장에 대한 최종 규제 권한은 각 주정부에 남아 있어 연방 차원의 원칙이 실제 요금 체계로 이어질지는 주정부의 판단에 달렸다.

법안의 적용 대상은 단일 부지나 단지에서 최대 전력 수요가 100메가와트(㎿) 이상인 '대규모 부하 고객'이다. 이들 시설에 필요한 전력망 증설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가 일자리와 세수를 늘린다며 건설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 AP통신과 NORC 조사에서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데이터센터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우려한다고 답했지만, 중간선거를 앞둔 여야 의원들은 주민 불만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단체 퍼블릭 시티즌은 법안이 주정부에 비용 부과를 의무화하지 않고 검토만 요구해 소비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안은 상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이라는 남은 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주정부별 도입 시기와 강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신생 기업들의 자금난은 빅테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메타는 오는 21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28일, 아마존은 29일 실적을 발표한다. 케빈 셰이 BNY웰스 수석 주식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은 빅테크의 수익성이 설비투자보다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 입법의 실효성은 주정부의 수용성에 달려있고, 투자 지속 가능성은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 회복 속도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